두씨 이야기

내가 한국에서 대기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 이유 : 1편

두씨 2021. 3. 13. 18:05

오늘은 많은 분들이 저에게 질문하는 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애니메이션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일단 저에 대해서 소개를 좀 할께요. (경향일보 신문기사)

 

제가 30살까지 살아온 삶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대학에서 또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으며, 학군사관(ROTC)을 지원했어요. 아버지가 ROTC출신 이신데, 이 부분을 가장 자랑 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ROTC 후보생 시절

군 복무시절에는 철원에 8사단에서 포병장교로 근무하면서, 매일 아침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군단급 FTX훈련 중

2005년 당시는, 영어점수 토플, 토익이 대기업 입사 요건에 있었어요. 지금은 더 많은 스펙을 요구 한다고 들었습니다. 세상살이 쉬운게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새벽에는 영어공부를 낮에는 군복무를 하면서, 전역과 동시에 CJ제일제당에 입사하게 됩니다. 이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지금까지 하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성취했으니까요.

 

그룹공채 신입사원 발표팀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이상한 점을 느낍니다. 우선,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만족도가 없었어요. 처음 1년정도는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를 잃어 갔죠. 영업관리 그리고 퇴사 전에는 기획팀에서 공급사슬망관리(SCM)업무를 담당하였는데요. 하루 하루 직업 만족도는 하한가를 칩니다.

 

이때 부터 저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집니다..

 

"뭐지..?"

"내가 왜 즐겁지 않지? 남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 한 것 같은데..." 

"내가 이일은 남은 평생동안 할 수 있을까..? "

"그렇다면, 다른일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정말 좋아하지..?"

 

회사 옥상에서 멋있는 척하는 중

제 자신에게 던진 질문들 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1년 동안) 하나 씩 하나 씩 스스로 답을 해 나갑니다. 

 

"내가 왜 즐겁지 않지? 모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는데..." 

: 니가 세운 목표가 아니라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목표지 즉, 부모님이 원하는 일을 했어. 그래, 너는 부모의 기대를 만족 시켰어. 봐, 아버지는 동창회에 나가서 아들 자랑을 하고(잘난것도 하나도 없는데, 단지 대기업을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술에 취하셔 기분 좋게 들어오셨지.

 

"내가 지금 하는 일을 남은 평생동안 할 수 있을까..? (30년)"

: 아니, 못할 것 같아...돈만 있다면, 당장 그만두고 싶어. 어떻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30년을 더 할 수 있을까.. 이건 뭔가 잘못되었어..

 

"그렇다면, 무슨 다른 직업들이 있을까.?"

: 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스스로 뭔가를 찾아보고, 판단하고, 결정내리지 못했던 것 같아.. 모든 것은 주변 사람들의 권유...'이 길로 가면 성공한다. 그러니 이렇게 가라..' 그리고 부모님의 인도를 따랐던 거야. 나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 아는 것이 단 하나도 없어. 심지어는 알아보려 노력하지도 않았어... 

 

한 순간 저는 부끄러워졌습니다.

그 동안 나는 삶을 어떻게 살았단 말인가...?

 

"나는 무엇을 정말 좋아하지..?"

: 아무 생각해봐도 기억이 나질않아... 내가 좋아한 것을 한적이 없는 것 같아. 항상 누군가 시킨일을 했지... 이거해라, 저거리해,, 이거하면 좋다..

 

마지막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채, 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1년동안  끊임없이 이 질문에 대답하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심지어 정신과 박사를 만나서 진로 상담을 하기도 합니다. 대기업에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 진로 상담이라니..? 박사님이 당황해 하신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이 때 당시 1시간에 상담비가 15만원이였어요. 그리고, MBTI라는 적성검사도 받아보면서, 실마리를 찾으려고 했지요.

 

가끔은 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없을때는, 주변 전문가나 다른 분야에 경험이 있는 부분들과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MBTI

 

제가 11년전 일이라 검사 결과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아마 ENFP였던 것 같은데, 확실히 기억나는 박사님 말씀이 있어요. "피터팬 같은 성향의 사람이예요. 어린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있고, 창의적인일을 찾고, 현질적이기 보다는 이상을 찾는 형" 

 

여기서 저는 약간의 실마리를 찾는습니다.

 

창의적인 것...?

집으로 돌아와서 앨범을 뒤적입니다. 여기저기 나의 어렸을 때 사진들을 살펴 봅니다. 그리고.. 하나 씩 하나 씩 단서를 찾아가요. 그림을 들고 서 있는 나, 그림 그리는 나... 

 

그림..?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성적표와 담임선생님의 평가를 찾기 시작했어요...신기한 점을 발견합니다. 

 

중학교 미술 :  우, 우, 수...

고등학교 미술 : 우, 우, 수, 우...

 

미술을 따로 배운적이 없죠..? 그런데, 많이 좋아했어요. 만화책을 좋아해서, 화장실에 숨어서 만화책을 봤고요. 초등학교때는 아기공룡 둘리를, 중학교때는드래곤볼 고등학교때는 캐릭터랑 슬램덩크 캐릭터를 매일 매일 따라 그렸어요. 심지어는 500원짜리 연습장에 칸을 그리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화를 한 4-5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아하! 이거다...

 

 

저는 이것을 찾기위해서 3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끔 보면 주변에, 부모님이 잘인도해주셔서, 혹은 어렸을 때 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분들을 보는데, 저는 그게 참 부럽더라고요.

 

 

여기서 부터 시작입니다. 그림을 좋아했다를 발견했지, 그러면 내가 미술관련 어떤일을 하게될지 전혀 몰랐지요. 미술쪽에서 파생되는 직업이 한 두가지인가요?

 

그러면 다음편에서 계속 해볼께요.